나와 교류하는 친구는 적었다. 모두 비슷비슷하게 가난한 학자들이었다.
어느 여름밤 날이었다. 나는 정원의 돌에 앉아서 달빛을 쬐고 있었는데,
해부학을 담당하는 나카무라 조교수가 한 손에 부채를 들고 훌쩍 들어왔다.
그는 내 앞에 있는 돌에 앉자마자 도룡뇽의 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것들이 언제나 우리 집 납량용 정원의 화젯거리였다.
그는 처녀생식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지난 번에는 참개구리 알을 가지고 성공한 적이 있었다.
알의 어느 극을 백금침으로 쑤시면, 그것이 정충의 진입과 같은 자극이 되는 듯, 알은 정상적으로 부화를 시작하여 차츰차츰 성장하여
정상적인 개구리가 되었다.
올해는 그것을 도룡뇽 알로 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하면 어떻게든 포유류에도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양동이에 우물물을 길어 왔다. 그 안에는 오이와 토마토가 둥둥 떠 있었다. 나카무라 군은 왼손에 토마토를 올리고,
오른손에 오이를 거머쥐고는 이것을 알과 정충에 비교하며 그것을 붙였다 뗐다 하며 열심히 설명하였으나 설명하면서 와작와작 씹어먹었기 때문에,
어느 새 알도 정충도 뱃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내는 언제나처럼 정원에 접한 다다미방에서 셔츠를 다림질하고 있으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갑자기 나카무라 군이 다다미방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모님. 아무래도 아이를 낳는 데는 남편분이 필요없어질 것 같네요."
그러자 아내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부의 목적은 아이를 낳는 것에만 한정된 건 아니죠."
나카무라 군은 그 대답을 듣고 빙그레 웃었다.
나는 조교수가 되어 월급이 100엔으로 올랐다. 아내는 이것으로 안심했다. 이윽고 아이가 소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40엔으로는 곤란할 무렵이었다.
우리들에게는 아직 연극공연을 보러 갈 여유는 없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나는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씨름하고 있던 방사선의 장해를 받아 백혈병에 걸려 버렸다.
남은 목숨이 앞으로 몇 년 남지 않았다고 진단받은 날, 나는 신뢰하고 있던 아내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그 때 아내는, 미동도 하지 않은채 내 말을 듣고 있었다.
나는 예상하고 있던 대로 아내가 다부지다는 게 기뻤다. 이러한 운명은 이미 아내도 각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아내라면 내가 죽은 후에도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서 나와 마찬가지로 방사선의 연구를 하는 학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나는 후고의 걱정 없이 연구의 마지막 마무리에 몰두할 수 있었다. 아내는 더욱 더 깊은 애정으로 나를 돌봐 주었다.
내 병세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공습경보空襲警報 때 무거운 철모를 쓰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가 되었다.
한 번은 아내에게 업혀서 학교로 출근한 적도 있었다.
8월 8일의 아침, 아내는 언제나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나의 출근길을 배웅했다. 조금 걸어가다가 나는 도시락을 놔두고 왔다는 것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뜻하지 않게, 현관에 엎드려 쓰러져 울고 있는 아내를 보았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날 밤은 방공당번防空当番이 되어 교실에서 잠들었다. 다음 날 9일, 원자폭탄은 우리들의 위에서 파열했다. 나는 부상당했다.
잠깐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들은 환자의 구호로 바빴다. 5시간이 지난 후, 나는 출혈로 인해 밭에 쓰러졌다.
그 때, 아내의 죽음을 직감했다. 왜냐하면 아내가 결국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 대학까지는 1km 정도로 기어 오더라도 5시간이면 도착한다.
아무리 중상을 입었더라도 살아 있는 한은 기어서라도 반드시 내 안부를 챙기러 올 여자였다.
3일 째, 학생들 사상자의 처치도 일단 끝났기에 저녁에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오직 잿더미만 남은 곳에서 나는 바로 발견했다.
부엌 뒤 쪽에 있는 검은 덩어리를, 그것은 굽혀진 채 타다 남은 골반과 요추였다.
그 옆에는 십자가가 달린 로자리오 쇠사슬이 남아 있었다.
탄 양동이에 아내를 주워 담았다.
아직 따뜻했다. 나는 그것을 가슴에 안은 채로 묘지로 향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죽어버렸기에, 저녁노을이 비치는 잿더미 위에 검은 유골이 점점히 늘어서 있었다.
'나의 뼈를 얼마 안 가 아내가 안고 갈 예정이었는데..'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안고 있는 양동이 속에서 아내가 덜그럭덜그럭 인산석회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미안해요. 미안해요." 라고 말하는 소리로 들었다.
--------- 나가이 다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