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시온 수도회

큰달팽이 2006. 5. 8. 17:27
거짓 다빈치 암호에 대한 해부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 실린 것을 옮긴 것입니다.

거짓 다빈치 암호에 대한 해부



요즈음 청소년들이 읽는 책 가운데, 아니 한국인들이 100만명 가량이 읽고 있으며 10주 연속 베스트셀러 책으로 이루어진 [다빈치 코드]는 정말 심각하다. 소설, 즉 문학작품이라는 미명아래 쓰인 책이 불신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런지 상상해야만 한다. 역사를 전공하는 나로서 그냥 관망할 수 없기에 이 글에 대한 비판서를 쓰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은 국민일보 11월 24-26일에 걸쳐 연재된 내용들이다.

                                  거짓된 『다빈치 암호』를 해부하면서 . . .


  40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영어판으로 1,200만권이나 팔렸고, 그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미국인 댄 브라운(Dan Brown, 1964-)이라는 영어 선생이 쓴『다빈치 암호』(Da Vinci Code)는 한국에도 지난 3월에 번역되어 젊은 독자들 가운데 홍수처럼 유행처럼 읽혀지고 있고,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어두운 중세역사에 깊고 폭넓은 지식을 갖추지 못한 독자들은 역사를 그럴듯하게 왜곡시키는 이 추리소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유추적 공상을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독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거짓된 『다빈치 암호』라는 소설은 한국 청소년 독자들에게 급속하게 유행되면서 현재 80만권 이상이나 팔려지고 있고, 읽혀지고 있는 현실이다.

1. 줄거리

『다빈치 암호』는 의문의 살인자와 관련된 ‘성배’(Holy Grail)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하여 음모이론으로 끝을 맺는다. 모두 105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소설의 첫 부분은 파리에 있는 루브르 예술 도서관의 관리소장 쟈크 소니에르가 백피증을 가진 수도사에 의해 도서관의 주요 갤러리에서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의 시신은 레오나르드 다 빈치가 그린 ‘버트리비안 인간’(The Man of Vitruvius)으로 알려진 모습으로 놓여 있었다. 소니에르는 죽어가면서 수수께끼와 같은 신비한 숫자와 아울러 암호들을 바닥에 그려 놓았다. 이는 죽기 직전에 왜 자신이 죽게 된 여러 가지 상징적 실마리들을 남겨 두었던 것이다.

  파리를 방문하고 있었던 죽은 자의 미국 친구인 로벗 랭던은 피살의 현장으로 달려가서 소니에르가 남긴 실마리를 풀려고 하지만 쉽게 암호를 풀지 못한다. 그는 죽은 관리자 소니에르의 손녀이며 프랑스 여형사 암호 당담자인 소피 느보의 도움으로 제시된 여러 암호들의 의미들을 추론해 간다. 마침내 죽은 소니에르가 ‘시온 수도회’(Priory of Sion)의 지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수도회는 성배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 비밀 단체였다. 성배는 프랑스어로 ‘상 그리엘’(san greal)이다. 성배는 단순한 ‘잔’(chalice)이 아니고 예수님의 피를 담은 여성의 태를 의미한다. ‘상 그리엘’을 ‘상 리엘’(sang real)로 읽으면 ‘왕족의 형통’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결혼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후손들이 존재했다는 엄청난 사실이 된다. 이것이 바로 시온의 수도사들이 2000년 동안 지켜 내려온 성배의 비밀이었다. 이것이 만일 세상에 폭로되면 2000년 동안 고이 간직해온 기독교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 비밀을 간직하기 위해 예수님의 인성을 강조하는 여러 문서들을 도외시하고 신성을 강조하는 사복음서만 투표로 정하도록 했다. 이 일을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허용한 콘스탄틴 대제가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신성을 옹호하기 위해 중세시대에서는 이단이라는 미명아래 예수님의 결혼설을 알고 있는 자들을 무참하게 로마 카톨릭인들은 살해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계속하여 성배의 비밀을 지키려는 시온 수도회와 이를 막으려는 로마 카톨릭의 ‘오푸스 데이’의 두 축을 이루면서 진행된다. 성배의 비밀, 즉 예수님께서 결혼했다는 비밀을 지켜온 기사단들의 명단 중에 레오나르드 다 빈치가 들어있었다. 다빈치는 이러한 비밀을 자신의 그림들에 남겼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성배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사용하셨던 실제 잔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한다. 그것은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과 결혼했고, ‘사라’라는 딸의 후손이 오늘날까지 생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집을 위한 암호였다는 것이다. 성배의 전설들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던 예수님에 대한 상징적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 나타나는 여러 암호들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암시적으로 전달하는 상징들이다. 예수님과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들의 정체에 대한 모든 정보는 시온 수도회라 불리는 비밀 단체에 의해 수세기 동안 그리고 소니에르가 살해당할 때까지 주의 깊게 보호받았다고 이 소설은 주장한다.

2. 출처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암호』는 로 두 가지 거짓에 근거하고 있다. 오푸스 데이와 시온 수도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푸스 데이의 존재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설의 내용을 좌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은 시온 수도회의 존재 여부에 있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소설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다는 식으로 독자들을 미혹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 책의 머리말에 말하기를, 1차 십자군 운동 직후, 1099년에 설립된 유럽의 비밀 단체인 시온 수도회는 실제로 존재했던 조직이다. 1975년 파리 국립 도서관에서 ‘비밀문서’(Les Dossiers Secrets)로 알려진 양피지들이 발견되었다. 그 안에는 아이작 뉴턴, 보티첼리, 빅토르 휴고,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시온 수도회의 수많은 명단들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진술은 위조된 문서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명백한 거짓이다.

  실제로 시온 수도회는 1099년에 설립된 것이 아니라, 1956년에 피에르 플랑타르(Pierre Plantard)라는 프랑스 몽상가에 의해 설립되었던 것이다. 80세로 2000년에 세상을 떠난 그는 당시 아네마세에 있는 샤노빈 현장에서 도안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1960년대 그는 파리 국립 도서관에 위조된 수도회의 문서들을 등록했다.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잔-루크 샤멜은 1980년대에 플랑타르의 사기 행위를 폭로했고, 그 주제에 관련된 여러 책들을 출판했다. 더욱이 그는 1996년 영국의 BBC2 방송에 출연해서 모든 이야기가 허구이며 거짓이라는 사실들을 분명히 공개했다. 브라운은 이런 사실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소설에만 몰두하여 『다빈치 암호』를 썼다.

  플랑타르는 자신이 679년 다고베르트 2세의 피살로 공식적으로 사라졌던 메로빙기안 왕조의 후손이라고 억지주장하며 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그는 2차 세계대전 이전 수개월 동안 성물 관리인으로 일했다. 후에는 심리학자, 과학자, 여러 비밀 단체들의 명예 회원, 그리고 시온의 수도회의 대 지도자라고 했다. 그 고대 수도회는 참된 기독교 가치들을 지지하는 메로빙기안에 의해 설립된 인기 있는 단체였다고 억지 주장했다. 플랑타르는 1956년 6월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시온 수도회를 창설했다. 그 전에는 그 단체의 존재가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다. 창설자들에 의하면, ‘시온’이란 이름은 예루살렘의 시온(Zion)이 아니라, 스위스의 제네바 근교에 있는 몽트 시온(Mont-Sion)에 기원을 둔 말이었다. 그 수도회는 저소득층이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주택 복지를 위한 권리와 자유권을 변호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1957년에 해체 되었다.

  1950년대 중엽 플랑타르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작은 공동 부락의 사제, 즉 레네 러 샤토우의 아베 벵가르 소니에르(1917 사망)의 후손인 노엘 코르부를 만난다. 그의 교구는 매우 가난했지만 아베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유입된 재정을 가지고 빌라와 탑을 지었고 교회까지 수리했다. 교회를 수리할 때 교회 기둥 하나에서 양피지와 보물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보물 이야기는 빌라를 개방할 때 찾아온 손님들에게 들려주었던 가공된 이야기였다. 사실상 아베의 재정은 신비적 미사 집전을 통해 성도들에게 물질을 받아 충당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교회 권위자들은 그의 행동에 대해 의혹을 갖게 되었다.

  노엘과 만난 직후 플랑타르는 이야기를 가공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중엽 여러 신비로운 문서들이 파리 국립도서관에 등록되었다. 그 문서들에는 부이옹의 갓프리에 의해 1099년 시온 수도회가 설립되었다고 쓰여 있었다. 수도회의 대 지도자들의 목록은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이런 문서들은 시온 수도회가 아베의 보물에 이를 수 있는 열쇠를 가졌으며, 플랑타르가 다고베르트 2세의 직계였다고 한다. 다고베르트 2세는 679년에 피살당했다. 이런 내용들은 스위스와 제네바에서 위조된 것이었다. 샤멜은 결과적으로 비밀문서가 플랑타르와 그의 공범자  체리시의 필립에 의해 위조된 것임을 증명했다.

  가공된 비밀문서를 근거하여 게라드 드 세데는 플랑타르의 도움을 받아 한 작품을 썼다. 또 로 드 레네는 1967년 시온 수도회와 아베 소비에르 간의 관계를 프랑스인들에게 공개했다. 이 작품은 아베가 발견했다는 거짓된 양피지에 근거해서 만들었다. 이런 문제에 관한 관심은 1975년부터 계속되었다. 하지만 영국 저널리스트들, 헨리 링컨, 마이클 베이전트, 그리고 리처드 레이에 의해 쓴 『보혈과 성배』(The Holy Blood and the Holy Grail)의 영어판이 1982년 재출간되었다. 이 책은 수도회를 사실인 것처럼 알리고 기괴한 가설들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예수님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고, 십자가 못 박힌 후 사라를 낳았는데, 이 아이가 메로빙기안의 첫 사람이라는 것이다. 플랑타르는 이 후손의 직계라고 했다. 더욱이 다고베르트 2세의 직계임을 주장했다. 샤멜은 『보혈과 성배』의 사실들을 자세히 검토하고 헨리 링컨에게 이런 모든 것들이 거짓이라고 말했다.

  1983~4년 샤멜은 플랑타르의 부끄러운 과거를 세상에 폭로했다. 플랑타르는 1984년 7월 10일에 시온 수도회에서 사임했으며, 1989년 수도회와 연관된 새로운 신화를 만들었다. 플랑타르는 그 수도회가 1099년이 아니라 1681년에 샤토우에서 설립되었다고 억지 주장하며, 수도회의 대 지도자들의 명단을 새로 작성했으나 결코 증명하지 못했다. 그 명단에는 프랑소와 미테랑 대통령의 옛 친구인 로저 파트리스 펠라트가 들어있었다. 그의 죽음은 재정적 스캔들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1993년 이 죽음에 대한 조사를 맡은 티레이-잔 피에르는 플랑타르의 아파트를 조사하라고 명했고 그곳에서 플랑타르 자신이 프랑스의 왕이라는 위조문서들이 발견되었다. 조사가 끝난 후, 플랑타르는 자신의 위조를 인정했으며 심한 징계를 받았다. 그는 결코 다시는 시온 수도회의 신화를 재생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3. 해부된『다빈치 암호』

  이미 댄 브라운이 쓴 『다빈치 암호』에 대해 『보혈과 성배』를 쓴 3명의 영국 저자들 중 2명이 자신들의 소설에서 브라운이 표절했다고 하여 기소한 상태에 있다. 두 소설의 내용의 차이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거짓되고 위조된 문서들을 기초로 한 두 소설의 핵심은 기독교가 2,000년 동안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진실은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사실로서 그들의 후손들이 현존한다는 것이다. 위조된 사실을 숨기기 위한 역사적 근거로서 두 소설의 저자들은 1-2세기에 혼합주의 종파 영지주의자들의 익명의 저작물들인 낙 함마디’(Nag Hammadi) 문서들 가운데 ‘도마 복음서’와 ‘마리아 복음서’등을 거론한다. 하지만 어디서도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단지 유대인들의 관습이 모든 남성들이 결혼한다는 것, 문서들에서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가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제자들 보다 더 사랑했다는 표현을 가지고 결혼했다고 유추한다. 그러나 유사점들만을 가지고 유추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그 거짓된 유추는 메로빙기안 왕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 비근한 예로서, 프랑크족의 장군 샤를 마르텔(686–741)이 메로빙기안 왕 다고베르트 2세를 죽일 때 그의 아들 지기스베르트 4세(Sigisbert IV, ?676 - ?687)는 마르텔의 핍박을 받아 레네 러 밴과 레네 러 샤토우로 도망했다. 그는 블레시아(Blesia)에 있는 샘물 가까이에서 이적적으로 되살아났다. 후에 그는 어느 감독에 의해 구조 받았다고 한다. 후에 그는 레대이의 백작이 되었고 758년에 죽었다. 그는 샤토우에 자신이 세운 막달라 마리아 교회 묘지에 묻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다고베르트 2세가 죽을 때 샤를 마르텔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다고베르트 2세를 죽일 때 마르텔에 의해 핍박을 받았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 일뿐이다. 또 블레시아에 샘터가 있지도 않았다.

더욱이 거짓된 사실은 메로빙기안 왕조들이 도망쳐 남겼다고 하는 비밀을 템플 기사단들(Templars)이 고수했다고 하며 그들의 대 지도자들의 명단들을 공개하지만 그 문서 자체가 2장에서 밝혔다시피 거짓된 것이고 위조된 것이다. 템플 기사단들이 프랑스왕 필립 4세와 교황 클리멘트 5세의 공모에 의해 종교재판을 받아 처형이나 화형을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끔찍한 사실을 아무런 논리적 근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밀과 연관시켜 유추하는 것은 너무나 비역사적이다.

아무리 물질에 눈이 어두워졌다고 하지만 사실과 진실을 간과하고 수십 가지의 거짓들을 위조하여 소설에 삽입할 뿐만 아니라 역사를 왜곡시킨다는 것은 올바른 저자의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댄 브라운은 역사에 대해 객관적 지식을 아직 갖추진 못한 독자들을 우롱하여 합법적으로 주머니의 돈을 끄집어내는 자이다. 그것은 독자들이 역사적 사실들을 모른다는 것을 가정하여 독자들을 무시하고 있는 처사일 뿐이다. 또 현명한 독자들은 객관적 사실을 알기도 전에 흥미 위주로 왜곡된 거짓을 유포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치 끔찍한 살해를 당한 여러 희생자들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이익을 보려는 자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더 이상 비역사적 사실과 거짓에 우롱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라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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