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뉴스데이

현성용(顯聖容)

큰달팽이 2016. 8. 6. 14:50

사람이 진면목(眞面目)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조금도 거짓이 없이 참으로 진실 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럴 때는 죽기 전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하는 말은 진실로 자신의 진정을 토로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수난 전에 제자들에게 당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보고 분명 두려움에 떨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 우왕좌왕할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을 예수님께서는 예견하시고 당신의 진정한 모습을 잠시나마 아주 잠깐 동안이나마 보여줌으로써 제자들에게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하시려고 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계획하신 일을 사람들이 감히 어떻게 짐작인들 할 수 있겠습니까만 분명 믿음을 확고하게 심어주시기 위해서 그리하셨을 것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제자들의 말을 듣고 성령의 감도하심에 따라서 오늘 복음말씀처럼 기록하였을 것입니다.

그 장면을 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도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잠이 쏟아져서 잠에 들었다가 잠에 깬 직후 비몽사몽간에 본 일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입니다.

더구나 고인이 된 모세와 엘리아와 같이 얘기를 나누시며, 그 얘기도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시는 것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셨다는 것은 사실 엄청난 일입니다.

제자들이 혼비백산하여 정신이 없는 와중에 그 사실을 인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다만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복음사가는 적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제자들은 그 말을 전했을 것입니다.


현성용(顯聖容) 사건은 우리들에게 엄청난 사건이면서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현성용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으며 주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사건이 매일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익사하기 직전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물속으로 뛰어들어 친구를 구하고 자신을 기운이 달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모습에서 하느님을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은 직접 보지 못하지만 사람들 속에서 살아계신 하느님을 매일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 하느님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하느님을 외면하면서 살 수 없습니다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은 하느님을 보셨느냐?’는 신문기자들의 얄궂은 질문에 직접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나 말문을 이어서 그러나 하느님을 매일 보고 산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추기경님은 대답했습니다.

1970년대 연탄 배달부 아줌마가 리야카에 연탄 200장을 싣고 산동네를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자동차가 먼지를 날리며 빵빵거리며 지나갔고,

신사도 옷에 연탄이 묻을까봐 비켜갔고, 멋진 옷을 입은 여자도 연탄 리야카를 멀찌감치 떨어져 가느라고 얘 써가면서 비켜갔습니다.

런데 그 언덕길에 연탄 리야카가 갑자기 가벼워졌습니다.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한 중학생이 목발을 짚은 채로 연탄 리야카를 밀어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을 다 올라왔을 때 그 중학생이 흘러내리는 땀을 씻느라고 연탄 묻은 손으로 이마를 쓸었더니 시커먼 땀방울에 하느님께서 웃고 계셨다고 했습니다. 그 하느님을 보셨다고 했습니다.


하느님의 참 모습은 이렇게 매일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매일 우리와 함께 웃고, 울고, 화내고, 슬퍼하십니다. 그렇게 당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십니다.

그 하느님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그 하느님을 맞이하십시오. 그리고 그 하느님과 같이 세상을 만들어 가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가는 현성용(顯聖容)입니다.

하느님은 그렇게 당신의 진면목을 오늘도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주십니다.

베드로의 말대로 우리가 천막 셋을 지어 그 하느님께 드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같이 살기로 작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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