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6일 즉위 24주년을 맞아 발표한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는 묵주기도의 풍요로움을 자세히 밝히면서 이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교황은 교서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강력히 권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묵주기도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관상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교황은 묵주기도를 “복음의 요약”이라고 불렀다.
교황이 특히 묵주기도에서 지금까지 빠져 있었던 그리스도의 공생활의 주요 사건들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가함으로써 그리스도 신비 전체를 더욱 깊이 있게 묵상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묵주기도는 마리아와 함께 예수 탄생의 기쁨과 관련된 신비를 묵상하는 ‘환희의 신비 5단’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과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는 ‘고통의 신비 5단’,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과 승천과 관련된 신비를 묵상하는 ‘영광의 신비 5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황은 여기에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의 공생활의 주요 신비들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 5단’을 추가함으로써 묵주기도가 그리스도 신비 전체를 온전하게 묵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황은 ‘빛의 신비’를 추가한 이유를 △묵주기도의 지평을 넓히고 △자칫 기계적 암송에 그칠 수 있는 기도에 활력을 불어넣고 △복음을 더 깊이 체험토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황이 교서에서 밝혔듯이 기존의 기도문 양식과 기도방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교황은 ‘빛의 신비’는 선택적 사항(optional)이지만 가급적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사이에 바쳐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전통적으로 ‘환희의 신비’를 월·목요일, ‘고통의 신비’를 화·금요일, ‘영광의 신비’를 수·토·일요일에 바치는 것을 감안해 ‘빛의 신비’는 목요일에 바치라고 말했다.
교황이 올해 10월부터 내년 10월까지를 ‘묵주기도의 해’로 선포한 것도 각별한 이유가 있다. 교서에서 밝히고 있듯이 선대 교황 레오 13세는 1883년 자신의 첫 회칙「최상의 사도적 직무」(Supremi Apostolatus Officio)에서 묵주기도가 ‘사회를 괴롭히는 악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영적 무기’이라고 밝혔고 요한 바오로 2세는 레오 13세 교황의 이 가르침에서 많은 감화를 받았다.
‘묵주기도의 해’ 선포는 교황이 자신의 재위 25년째를 시작하면서 레오 13세의 회칙 반포 200주년을 더욱 뜻있게 지내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더 큰 의미가 있다. 교황은 묵주기도가 이 시대에 무엇보다 절실히 요청되는 평화를 위한 탁월한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교황은 “묵주기도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인간사회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은총을 선사한다”며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바치는 묵주기도는 9.11 뉴욕 테러 이후 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평화운동의 중요한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교황은 묵주기도가 “가정의 기도이자 가정을 위한 기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가정을 위해 묵주기도를 꾸준히 바침으로써 현대 가정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참다운 복음적 가정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묵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로사리오(Rosarium)은 ‘장미밭’ 또는 ‘장미화환’의 뜻을 갖고 있다.따라서 묵주기도 1단은 흔히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에게 ‘장미 한 송이’를 바치는 정성에 비유된다.
묵주기도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가 설이 있으나 성 도미니코(1170-1221)가 선교활동의 도움을 청하자 성모님께서 묵주를 주면서 가르쳐주었다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 교황 비오 5세의 칙서(1569년)가 기도문과 기도방법을 표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을 통해 “묵주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며 그리스도께 대한 끊임없는 찬미의 기도\" (46항)라고 정의한 바 있다. (2002. 10월 카톨릭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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