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테제의 노래

큰달팽이 2010. 4. 20. 17:44

고 김수환 추기경은 1972년 프랑스의 테제 공동체를 방문했다. 추기경 임명 3년 뒤였다. 테제 공동체는 1940년 프랑스 가톨릭의 로제 수사가 프랑스 중동부 테제 마을에 설립한 국제 수도회다. 가톨릭과 장로ㆍ루터교, 성공회 등이 함께 하는 기독교 초 교파 모임이다. 테제는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을 보호했고 전후에는 포로로 잡힌 독일군을 초청해 함께 음식을 나눴다. 또 세계 곳곳의 빈민과 환자를 돕는 등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데 앞장서왔다. 때문에 이 곳에는 해마다 종교에 관계 없이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수도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8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테제에 들러 “테제를 지나는 것은 샘터를 지나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교파를 초월해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이 곳을 찾았다.
김 추기경과 로제 수사는 72년 첫 인연을 맺은 뒤 평생 우정을 이어갔다고 테제 공동체측은 전했다. 사진은 추기경이 77년 홍콩을 방문했을 당시 로제 수사를 만났을 때의 모습이다. 추기경은 당시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일로 홍콩을 찾았고 로제 수사는 홍콩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빈민촌에 살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추기경은 로제 수사를 만나기 위해 통통배를 타고 주민들에게 여러차례 물어 로제 수사를 찾아나선 끝에 로제 수사가 테제 수사들과 함께 기거하는 수상 움막집을 찾았다. 사진에 나오는 통통배와 움막집 등이 바로 당시 테제 수사들의 생활 현장이다.

이 자리에서 추기경은 로제 수사로부터 홍콩 빈민을 돕는 테제의 사랑 실천을 듣고 즉석에서 한국에도 테제 수사들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로제 수사는 흔쾌히 수락해 79년부터 서울에 테제수사들을 파견했다.

로제 수사도 평소 추기경에 대한 우정을 소중히 간직해왔다는게 테제 공동체의 전언이다. 그는 2001년 로마에서 테제 수사들이 기거하는 아파트에 추기경을 초대하기도 했다.
프랑스 테제 공동체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은 테제 공동체 수사들이 장기수와 사형수, 에이즈 환자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사목에 노력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매우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프랑스 테제 공동체의 원장 알로이스 수사는 17일 정진석 추기경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에게 조문을 보내 김 수환 추기경을 애도했다. 알로이스 원장은 “테제 공동체의 오랜 친구였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온전히 보낸 김수환 추기경의 삶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로제 수사와 추기경의 사진은 당시 독일작가가 찍은 것으로 프랑스 테제 공동체측이 평생동안 사랑을 실천하는데 앞장 서 온 김수환 추기경과 로제 수사의 우정을 중앙일보 독자에게 전하고 싶다며 보내왔다.

아주 단순소박한 실재”

복음서를 펼치면서 우리는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아주 오래 전에 내가 모르는 말로 씌어졌지만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 나에게 써보내신 것이기에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겠고 조금이라도 깨달았다면 즉시 실천에 옮길 것이다.”

처음부터 많은 지식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식은 차츰 그 가치가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의 신비를 깨닫는 것은 무엇보다 마음을 통해서, 자신의 깊은 심연에서입니다. 모든 것을 동시에 얻을 수는 없습니다. 내적 생활은 차츰차츰 성숙합니다. 오늘날 어느때보다 더 우리는 한걸음씩 나아가면서 신앙에 입문합니다.


인간 조건의 심연에는 어떤 존재에 대한 갈망이, 친교를 향한 조용한 열망이 자리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이 단순한 갈망이 이미 신앙의 시작임을 절대로 잊지 맙시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과 떨어져 혼자서 복음 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각자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교회라는 이 비길데 없는 친교의 공동체 안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신앙의 어떤 내용을 다른 이들이 이해하고 또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 자신의 믿음뿐 아니라 마리아와 사도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온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의지한다. 그리고 나는 매일매일 신앙의 신비를 신뢰하는 마음을 다지리라.”

그럴 때 신앙 곧 하느님께 대한 신뢰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아주 단순소박한 실재라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신앙은 우리 온 생애에 걸쳐 마지막 순간까지 몇천번씩 다시 떨쳐 일어서는 것과 같습니다.

로제 수사

--------------------- 테제 공동체 홈피 '신앙의 공동체' 중에서 ------------------

 

테제는 이 공동체가 자리한 프랑스 동부 클뤼니 근처의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이 공체는 분열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화해의 길을 찾고, 또 이를 통해 인류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증진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이 공동체의 창설배경은 다음과 같다. 로제 슈츠 마르소슈(이하 로제 수사로 약칭)는 어린 시절부터 같은 하느님을 말하면서도 서로 배치되는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데 엄청난 힘을 소모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화해를 구체적으로 이루어가는 봉헌된 삶이야말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유럽이 다시 분열을 보이자, 화해의 구체적 징표가 될 수 있는 수도 공동체를 시작하고자 1940년 아버지의 나라인 스위스를 떠나 어머니의 나라인 프랑스로 갔다.

 

 

 

폐허나 다름없는 테제에 정착한 로제 수사는 독일 점령지를 빠져나온 유대인들을 숨겨주면서 1942년까지 혼자 지냈다. 그후 6명의 형제들이 동참하여 1949년 부활절에 평생을 수도생활에 바치기로 서원하였으며, 1952년 공동생활의 지침이 될 테제의 규칙을 마련하였다. 10년 이상 이 공동체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성장하였다. 그러나 교회와 신자들은 구체적인 인간 역사와 상황 속에 살면서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한다는 것이 로제 수사와 이 공동체의 신념이었으므로, 1950년부터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형제들이 파견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테제의 수사들 가운데 일부는 브라질과 방글라데시의 빈민가, 세네갈, 미국, 한국 등에서 작은 그룹으로 살고 있다. 테제의 수사들은 각각 몇 년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성소에 대한 충분한 의미를 발견한 후에 종신서원을 한다.

 

 

 

첫 수사들은 모두 프로테스탄트였지만 1969년부터는 가톨릭 신자들도 입회하여 오늘날에는 5대륙 25개 국에서 온 100여 명에 이르는 수사들이 소속되어 있다. 이 공동체는 전쟁과 불의의 희생자들을 맞이하는 장소가 되어왔으며, 초창기 때부터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모색해오다가 1960, 1961년에 가톨릭 주교들과 프로테스탄트 목사들을 한자리에 초대하였다. 종교개혁 이후 이들이 한자리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한편, 테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친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테제의 젊은이 모임과 신뢰의 순례이다. 1986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순례자의 한 사람으로서 테제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이 공동체의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은 화해와 신뢰이다.

 

테제의 형제들은 삶의 봉헌과 공동생활을 통해 분열된 교회와 세상 안에서 화해의 표징이 되고자 노력한다. 로제 수사는 이를 '일치의 비유' 또는 '공동체의 비유'라고 말한다. 사실 이 공동체는 수사들의 수가 적은 공동체이지만 설립한 지 50여 년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인의 일치가 가능한 것임을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전통을 가진 수사들이 함께 모여 소박한 삶 속에서 일치를 생활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일치를 향한 가능성과 희망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이 공동체와 한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 이 공동체가 알려진 것은 1970년대 이후 테제와 관련된 책자가 번역 출판되면서부터이다. 1980년대 말 이후 유럽의 학생과 교민은 물론 한국에서 직접 이 공동체를 찾아오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현재 테제에는 3명의 한국인 수사가 생활하고 있다.

 

한편, 1970년대 초 테제를 방문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수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할 의사를 밝혔고, 그뒤 1977년 홍콩에 머물고 있던 로제 수사와 테제의 형제들을 찾아가 한국 파견을 다시 요청했다. 이후 1979년 처음으로 테제의 형제들이 한국에 들어왔으며, 현재 영국·프랑스·스위스·네덜란드 출신의 수사 5명이 서울 화곡동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어느 나라에서건 비록 오래 머물더라도 잠정적인 체류로 여기며, 분원을 만들어 정착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도 지원자를 모집하거나 수도원을 세우지 않는다. 이들은 특별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공동체의 비유'를 살아가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 또 수사들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동시에 불교의 승려들을 포함하여 비그리스도인들과도 많은 개인적 접촉을 가지고 있다.

 

 

 

테제 공동체’ 창설자 로제 수사 피살: 2005. 8월.

 

 

갈라진 기독교계의 화해와 인류 평화를 꿈꾸며 ‘테제 공동체’를 설립한 로제 루이 슐츠-마르소슈(90) 수사가 16일 한 30대 여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운명을 달리했다.

 

기도중 루마니아여성이 휘두른 칼에 절명

가톨릭·개신교 모두 받아들인 화해 전도사

한국에도 1979년부터 수사 파견해 활동중

 

 

로제 수사는 이날 저녁 8시45분께(현지시각) 테제공동체 본원인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 지방 테제의 ‘화해의 교회’에서 2500명의 젊은이들과 기도회 도중 불쑥 튀어나온 한 루마니아 여성(36)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두 차례 찔린 뒤 15분 만에 숨을 거뒀다고 <에이피통신> 등이 보도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신도들에게 붙잡혔다.

 

이 여성은 경찰에서 지난 수개월 동안 로저 수사를 접촉하려고 애써왔다면서 수사의 관심을 끌려고 했을 뿐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범인이 살던 루마니아 북동부 야시의 가톨릭 교구 대변인 코르넬 카다르 신부는 “그는 가톨릭신자이며, 정신질환으로 몇 년 간 앓아왔다”고 말했지만, 프랑스 검찰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올 여름 내내 공동체에 들락거렸던 그는 사건 하루 전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밝혀져, 프랑스에서 가장 무거운 죄인 ‘암살’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로제 수사의 청천벽력 같은 참변 소식이 알려지자 테제 공동체 안팎의 사람들이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매우 슬프고 끔찍한 소식”이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교황은 이날 마침 로제 수사에게서 ‘감동적이고 정겨운’ 편지를 받았었다. 로완 윌리엄 영국국교회 대주교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로제 수사를 “존중과 관용의 가치를 지닌 가장 훌륭한 성직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애도했다. 로제 수사의 후계자로 지정된 알루아(51) 수사는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청년대회’ 도중 급히 공동체로 귀환했다.

 

로제 수사는 스위스에서 개신교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가톨릭 가정에서 하숙하며 교파를 넘어서는 생각을 자연스레 키워갔다. 2차 대전이 한창인 1940년 25살의 신학생이던 로제가 작은 농촌마을인 테제에 정착해 나치를 피해온 유대인들을 숨겨 준 것에서 오늘날의 테제 공동체가 시작됐다.

 

 

 

이후 로제 수사는 이곳에서 평생 기독교 종파간 화해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테제 공동체는 개신교와 가톨릭 등 여러 계파의 기독교인들로 이뤄져 있다. 현재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온 100여명의 수사들이 있다. 이곳은 어떤 기부금도 받지 않고, 일원들이 일해서 번 돈으로만 생활한다. 하루 평균 전 세계에서 온 5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이곳 ‘화해의 교회’를 찾아 화해와 용서라는 공동체 정신을 체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79년부터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수사가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로제 수사는 테레사 수녀가 받았던 템플턴상을 1974년 수상했고, 1998년 유네스코 평화교육상을 받았다

 

16일 테제 공동체 창설자 로제 수사를 흉기로 살해한 루마니아 여성은 편집증 유형의 망상에 사로잡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프랑스 검찰이 18일 밝혔다.

루마니아 북동부 이아시에 사는 루미니타 솔카누(36)란 이 여성은 정신 분열증 치료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루이 코스트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차 정신 감정에서 편집증적 망상 증세가 나타났으며 본격 심리 테스트가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트 검사는 범인이 로제 수사에게 프리메이슨이 꾸미는 음모에 희생될 것이란 점을 경고하려고 했을 뿐 그를 죽이려 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중세 석공 길드에서 비롯된 조직인 프리메이슨은 18세기 중엽 이래 유럽 과 미국으로 퍼진 세계 시민주의 주창 단체로 기존 종교조직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비밀 결사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치명적인 타격이었다면 그것은 자신이 한 행위가 아니 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저지른 짓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또 로제 수사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듣게 하려고 칼을 목에 들이댔을 뿐인 데 로제 수사가 움직여서 스스로 칼에 찔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주장이 의학적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검시 결과 고의적인 공격 으로 밝혀졌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이 여성에게 계획적인 살인죄를 적용할 계획이다. 프랑스 법에 따르면 범인은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미혼인 이 여성은 교조적인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교사 자격증이 있으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직업에는 종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테제 공동체를 세번째 방문한 이 여성은 로제 수사의 목을 두차례 찔렀고 한번은 가벼운 상처를 냈지만 다른 한번이 치명적이었다.

 

루마니아의 메디아팍스 통신은 루마니아 북동부 소재 정신병원측을 인용, 살해범이 2003년부터 강도높은 정신분열증 치료를 받아 왔으나 한달 전 갑자기 중단해 상태가 악화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범인은 10년 전 넘어져 머리를 다친 뒤 행동 장애를 보였다. 그는 2년 전 부친을 여읜 뒤 모친과 함께 살았고 모친은 이번 주말 자궁암 수술을 앞두고 딸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한편 로제 수사의 시신이 든 관이 테제 공동체 '화해 교회'에 안치된 가운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추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식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God can only give 주님은 사랑만 주시니
                                            

Kyrie eleison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Adoramus te Domine 오 주님 찬미하나이다
 
 

Maranatha! Alleluia! 마라나타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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