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일기
아침에 메일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중년 남성의 갱년기 고민해결" 벌써 이런 메일을 받게 될 나이가 되었나 싶다. 하기사 숫자 상으론 지극히 당연한 일일텐데 왜 이렇게 낯설기만 한것인지. 중년이라. 하릴없이 보낸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입산수도 하겠다고 집 떠났을때가 20살 영원히 거기에 머물러 있을줄 알았는데 세월도 그냥 비껴 갈줄 알았는데 어느새 도의 끝자락도 보지 못한채 거기에 배를 더한 나이가 되어 버렸다. 마음은 아직도 거기에 있는데 쉬이 피로를 느끼고 삐걱 거리는 몸이 자꾸만 새는 발음들이 늘어가는 주름들이 세월을 실감하게 하는 요즘이다. 젊음의 요체가 무었일까 생각해 본다. 뭐 생각하기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생기발랄함이 아닐까 싶다. 다만 외모에 국한 된것이 아닌. 늘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고 늘 긍정적으로 세상을 수용하고 늘 움직이고 풍부한 감성으로 모든것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늘 웃고 기뻐하며 만나고 이야기 하는것만으로도 기쁨을 선사하는 바로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수도자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수 있는 비결 또한 여기에 있는것 같다. 비록 허리가 구부러지고 백발이 성성하고 움직임이 둔해지더라도 수도생활 자체가 끝없는 도전이고 끝없는 자기 반성이며 가없는 사랑이기에 어쩌면 수도자는 무조건 젊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늘 다시 오고 지나가고 하는 세월이야 어쩔수 없을 것이다. 또 그것들이 할퀴고 상처내는 자국들도 온몸에 고스란히 남을 것이다. 하지만 젊음의 요체만큼은 잃지 말아야겠다. 그것이 본질이기에 그것이 이 삶의 목적이기에.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젊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기쁜일이다. 젊음도 전염이 되는것인지 그런 사람을 만나고 나면 한참동안 덩달아 기운차 지곤 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으로 모두에게 다가가고 싶다. 새해엔 좀더 젊어져야 겠다.
photo from Sanis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