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일기

베란다의 든든한 지원군이 뿌듯한 아침이다

큰달팽이 2014. 3. 23. 18:43

 

 

한 한달쯤 되었을까

하나씩 사모은 것이 벌써 12개가 되었다.

시작이야 늘 그렇듯이 단순했다.

봄이 오고 있으니까

허전한 베란다를 채울겸

보기도 좋고 향도 좋은

허브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로즈마리, 라벤더,스윗 라벤더, 애플민트,

페퍼민트,스페어민트, 오레가노, etc.

 

판매용으로 담아주었던 화분이 좁아보여

흙을 사고

분을 사고

좀더 넓직한 화분에 옮겨 심었다.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한번씩 쳐다보고 어루만지게 된다.

달리 해준것도 없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대견하기 까지 하다.

 

모양도 가지가지이지만

향이야 말로 십인십색이다.

어서 빨리 자라서

베란다를

아니 집 전체를 허브 향기로 채우고 싶은 맘이다.

늘 마음속에 품었던 바램이 그렇듯이

 

 

외모가 멋진 사람보다는

향기가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었다.

누구나 가진 향 보다는

나만이 낼수있는 향을 갖고 싶었다.

요란스러운 향보다는

은은하지만 멀리 퍼지는 향을 갖고 싶었다.

 

베란다의 허브를 대할때마다 부끄러움이 앞선다.

뭐 하나 제대로 된 향을 갖지 못했으니

나이도 부끄럽고

세월도

생활도 부끄러울 뿐이다.

 

 

좋은 도반을 몇 두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베란다를 보면서

품은 향을 반성하기로 했다.

모자라다면 채워가면 될것이 아닌가.

 

베란다의 든든한 지원군이 뿌듯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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